국토해양부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행정안전부 등은 집값 안정 기조를 유지하면서 실수요자의 거래 불편을 없애주는 내용의 '실수요주택거래 정상화와 서민, 중산층 주거안정 지원 방안'을 마련해 발표했다. 정부는 우선 얼어붙은 주택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무주택자나 1가구 1주택자가 투기지역(강남 3구)이 아닌 곳의 9억원 이하 주택을 매입할 때 금융회사가 내년 3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DTI를 자율 심사해 결정하도록 했다. 1가구 1주택자는 새집을 사고 나서 2년 이내에 기존 주택을 처분해야 하며 위반 때는 1%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물어야 한다. 금융기관의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투기지역 40%, 수도권 50%, 기타 지역 60%)은 현행대로 유지된다.
고가 주택으로 분류되는 9억원 이상 아파트는 수도권 전체로는 19만6321가구이고 이 중 12만8888가구가 강남3구에 있어 강남3구를 제외한 아파트(360만가구)의 1.75%가량인 6만8천433가구만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번 조치는 금융회사 내규 개정 등 관련 절차를 밟아 9월 중순께부터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제 지원도 강화된다.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인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2주택 50%, 3주택 이상 60%) 완화 제도의 일몰 시한이 2년 연장돼 6~35%의 일반 세율이적용되고 취ㆍ등록세 50% 감면 시한도 올해 말 끝날 예정이었으나 1년 연장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정부는 또 보금자리주택이 주변 분양가보다 싸게 공급돼 민간 건설을 위축시킨다는 지적에 따라 예정대로 2012년까지 수도권 60만가구, 지방 14만가구를 건설하되 4차 지구는 1~3차(4~6개 지구)보다 줄여 2~3곳을 지정하기로 했다. 10월로 계획된 3차 지구 사전예약 물량도 80%에서 50% 이하로 줄이고 4차 지구 사전예약 물량과 시기는 주택시장 상황을 봐가며 탄력적으로 정할 방침이다. 민간 건설사가 보금자리주택 사업에 더 참여할 수 있도록 보금자리주택지구 내 민영주택 공급 비율도 현행 25%에서 상향조정되고 85㎡ 이하를 짓는 것도 허용된다. 아울러 1조원 규모의 국민주택기금을 확보해 신규 주택을 분양받은 사람이 소유한 투기지역 이외의 기존 주택을 구입할 경우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원 요건도 4.23대책 때보다 완화해 입주예정자의 소유 주택도 포함하고 85㎡ 이하는 유지하되 실거래가 기준 6억원 이하였던 금액 제한은 없앴다. 이들에게는 내년 3월 말까지 연리 5.2%에 20년 상환 조건으로 가구당 2억원 이내의 자금이 지원된다. 부부 합산 연소득이 4천만원 이하로, 생애 처음 비투기지역의 6억원 이하, 85㎡ 이하 주택을 사는 무주택 가구주에게도 같은 혜택을 준다.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의 저소득층에 대한 전세자금 대출 한도는 4천900만원에서 5천600만원으로, 3자녀 이상 가구는 6천300만원으로 늘어나고, 대출 기간을 연장할 때 가산금리도 0.5%에서 0.25%로 낮아진다. 경영난을 겪는 건설업계에는 유동성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중소, 중견 건설사가 대출채권이나 담보 등을 토대로 유동성을 쉽게 확보할 수 있게 하반기 5천억원을 시작으로 총 3조원 규모의 P-CBO(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나 CLO(대출담보부증권)를 발행하기로 했다. 이밖에 지방 미분양 주택의 매입 조건을 완화해 공정률은 50%에서 30%로, 업체당 매입한도는 1천500억원에서 2천억원으로 늘리는 한편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유주안 기자 jayou@wowtv.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