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고전압 직류송전 주민반대에 친환경건설 카드 ...
지중화·송전탑 축소 가능 이점에도
근본 해결책 될지는 여전히 미지수
최근 가평에 HVDC 건설키로 협약
한전이 765㎸ 신경기 송·변전소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요구에 송전탑 건설 축소가 가능한 HVDC(High Voltage
Direct Current·고전압직류송전) 전환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이 송전탑 건설 축소와 송전선로 지중화
등의 이점을 내세울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사업의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는 신경기변전소 후보지 주민들이 어떻게 대처
할지 주목된다.
HVDC는 발전소에서 교류로 생산한 전기를 전력·전자기술을 활용, 직류로 변환해 송전한 후 다시 교류로 변환하는 기술
이다. 지중화나 해저포설이 가능해 섬이나 국가간 장거리 송전망 구축 시 활용이 늘고 있다. 하지만 기존 교류고압 대비
아직 건설단가가 8~10배 가량 비싼데다 단일 교류망인 국내 전력계통에 HVDC 계통을 물려 운영할 경우 예상되는 기술
적 위험을 충분히 사전검증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17일 한전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에 따르면 신울진~강원개폐소(평창)~신경기간 765kV 송전선로 건설사업이 지중
화나 송전탑 축소가 가능한 HVDC로 전환된다. 정부의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동해·강릉·삼척·울진 등에 14GW규모의
대용량 기저발전소가 순차적으로 들어서고 있는데, 일정대로라면 765㎸ 신경기 송·변전소건설은 2021년까지 완공해야
한다. 전력당국은 HVDC의 ‘친환경건설’ 카드를 뽑아 ‘제2의 밀양’ 사태로 비화될 것이란 우려를 낳던 신경기 송·변전소
건설의 국면전환을 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 신울진∼신경기 송전선로 개념도(경과지 노선은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결정된 바 없음) |
박현일 양평군의회 부의장은 17일 “한전은 정부와의 사전협의를 거쳐 올해 하반기 이런 내용을 공론화 하는 방안에 대
해 다각적인 기술검토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주 중 한전 측이 최종 입장을 정리 발표한 후 아직 구체
적 일정이 확정된 것은 없으나 하반기에 접어들어 논의가 본격화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전은 일단 긍정도 부정도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송전선을 친환경적으로 건설해야 하니 HVDC를 검토해보는 것
도 당연하다’는 식이다. 하지만 한전은 이미 지난해부터 전담 조직과 연구팀을 꾸려 직류송전의 신뢰성 제고방안을 수립
하는 등 내부적으론 HVDC 적용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전은 지난 17일 가평군 설악면 복지회관에서 조환익 한전 사장, 김성기 가평군수 등 지역주민들이 참석
한 가운데 ‘신가평 변전소 500㎸ HVDC 변환시설’ 건설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동해안 발전력과 수도권을 연결하는 전력계통망은 국내 최초로 500㎸ 가공 직류송전방식이 도입돼 건설 중이며, 한전은
2년여에 걸쳐 지자체, 지역주민 등과 협의를 진행해왔다